나를 알면 공간이 보인다 — 취향 기반 인테리어 설계법 | 디자인지그
트렌드를 따라가는 인테리어는 3년을 못 갑니다.
유행에 맞춰 꾸민 공간은 금방 질리고, 결국 또다시 공사를 반복하게 됩니다.
오래도록 편안한 집을 원한다면 나의 생활 패턴과 취향을 먼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동선, 수납, 마감재 하나까지 내 삶의 방식에 맞춰야 10년을 함께할 공간이 완성됩니다.
현장 전문가가 알려주는 취향 기반 설계법, 디자인지그에서 확인하세요.

나를 알면 공간이 보인다 — 취향 기반 인테리어 설계법
왜 '예쁜 집'이 불편한 집이 되는가
인테리어 상담을 하다 보면 비슷한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인스타에서 본 그 느낌으로 해주세요."
사진 속 공간은 분명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그 공간이 그 가족의 삶과 맞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매거진에 나올 법한 오픈 키친을 만들었는데, 정작 요리를 거의 하지 않는 가정이었습니다.
넓은 아일랜드 식탁은 택배 상자 임시 거치대가 되었고, 오픈형 구조 때문에 거실까지 음식 냄새가 퍼지는 건 덤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공간을 설계하기 전에 '나'를 먼저 설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테리어 설계의 진짜 출발점은 '자기 관찰'이다
좋은 인테리어의 시작은 자재 선택도, 업체 비교도 아닙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와 가족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일주일 동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떠올려 보세요.
퇴근 후 현관문을 열고 가장 먼저 가는 곳은 어디인가요?
주말 오후에 가장 오래 머무는 자리는 어디인가요?
아이가 숙제를 하는 공간과 놀이를 하는 공간이 겹치고 있지는 않나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모이면, 공간의 우선순위가 자연스럽게 정해집니다.
거실이 넓어야 하는 집이 있고, 주방이 넓어야 하는 집이 있고, 현관 수납이 가장 중요한 집이 있습니다.
정답은 하나가 아닙니다.
내 가족의 동선과 습관이 곧 설계의 기준이 됩니다.

감각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 오감으로 찾는 나의 취향
취향이라고 하면 색상이나 스타일을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로 공간에서 느끼는 편안함은 훨씬 다층적입니다.
바닥의 감촉을 생각해 보세요.
맨발로 디딜 때 차가운 타일이 좋은 사람이 있고, 따뜻한 원목 마루가 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조명의 색온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뜻한 전구색(3000K) 아래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밝고 선명한 주백색(4000K)에서 집중이 잘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감각적 선호는 논리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공간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시공 전에 쇼룸이나 모델하우스를 방문할 때, 예쁜지가 아니라 편한지를 기준으로 살펴보세요.
그 감각이 설계의 방향을 잡아줍니다.

가족 구성원별 공간 — '모두의 집'을 설계하는 법
1인 가구가 아니라면, 공간 설계는 곧 조율의 과정입니다.
현장에서 자주 만나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남편은 거실에 대형 TV와 사운드바를 원하고, 아내는 넓은 수납장과 깔끔한 동선을 원합니다.
아이는 거실 한쪽에서 블록 놀이를 하고 싶어 합니다.
세 가지 요구가 하나의 거실에 공존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공용 공간은 중성적으로, 개인 공간은 개성 있게.
거실이나 주방은 가족 모두가 불편하지 않은 톤과 레이아웃으로 설계하되, 각자의 방이나 서재는 개인의 취향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이 실패 확률을 낮춥니다.
부부가 함께 취향 질문지를 작성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좋아하는 색감, 선호하는 조명 밝기, 꼭 필요한 수납 항목, 절대 양보 못 하는 한 가지.
이런 것들을 서로 공유하면, 시공 전 갈등의 80%는 미리 해결됩니다.

취향과 예산 사이 — 현실적인 균형 잡기
취향을 100% 반영하면 예산이 무한정 늘어나고, 예산에만 맞추면 만족도가 떨어집니다.
현장에서 수년간 시공을 하며 찾은 균형점은 이렇습니다.
돈을 써야 할 곳과 아껴도 되는 곳을 구분하는 것.
매일 맨발로 딛는 바닥재, 하루에 수십 번 여닫는 주방 수납장 경첩, 매일 앉는 소파의 내장재.
이런 것들은 체감 품질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반면 벽지 브랜드, 조명 커버 디자인, 몰딩의 형태 같은 요소는 중급 제품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판단을 하려면 결국 내가 어디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무엇을 자주 사용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결국 다시 '자기 이해'로 돌아옵니다.

트렌드를 넘어 — 10년을 함께할 공간 만들기
유행하는 컬러, 화제가 된 자재, SNS에서 본 시공 스타일.
이런 것들은 2~3년 주기로 바뀝니다.
하지만 아파트 인테리어는 보통 7~15년을 함께하는 선택입니다.
3년 전만 해도 진한 네이비 포인트 벽이 대세였고, 지금은 라임 그린이나 테라코타가 유행합니다.
유행을 쫓아 포인트 컬러를 과감하게 쓴 공간은 3년 후에 후회 확률이 높습니다.
오래 함께할 공간을 만들려면, 유행 대신 내 취향의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색감 계열, 내가 좋아하는 소재의 질감, 내가 원하는 공간의 밀도(가구가 많은 집 vs 여백이 있는 집). 이런 본질적인 취향은 10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지그가 화려한 포트폴리오 대신 기본에 충실한 시공 품질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유행은 지나가지만, 탄탄한 구조와 편안한 동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합니다.

행복한 공간은 비싼 공간이 아니다
좋은 인테리어에 반드시 큰 비용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나를 정확히 아는 상태에서 설계된 공간은, 불필요한 요소가 빠지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이 줄어듭니다.
쓰지 않는 붙박이장을 만들지 않고, 필요하지 않은 간접 조명을 넣지 않고, 실제 생활과 맞지 않는 구조 변경을 하지 않는 것.
이것만으로도 수백만 원의 예산이 절약됩니다.
결국 행복한 공간이란, 들어섰을 때 어깨의 긴장이 풀리는 곳, 가족 모두가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는 곳, 시간이 지나도 "이 선택이 맞았다"고 느끼는 곳입니다.
그 시작은 거창한 레퍼런스 수집이 아니라, 조용히 나와 가족의 하루를 돌아보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자주하는 질문 FAQ
Q1. 인테리어 취향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나요?
일주일간 집에서의 동선을 기록해 보세요.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 자주 사용하는 물건의 위치를 정리하면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보입니다.
쇼룸 방문 시에는 '예쁜지'보다 '편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2. 가족 구성원의 취향이 다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공용 공간(거실, 주방)은 모두가 불편하지 않은 중성적 디자인으로, 개인 공간(안방, 서재, 아이 방)은 각자의 취향을 반영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시공 전에 가족 각자가 '절대 양보 못 하는 한 가지'를 정해두면 갈등이 크게 줄어듭니다.
Q3. 트렌드를 완전히 무시해도 되나요?
트렌드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유행하는 요소를 포인트로 활용하되, 공간의 기본 골격(바닥재, 구조, 조명 계획)은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을 선택을 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만족도도 높습니다.
Q4. 취향 파악 없이 시공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생활 패턴과 맞지 않는 구조, 사용하지 않는 수납공간, 관리가 어려운 마감재 선택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문제는 시공 후 1~2년 내에 체감되며, 부분 수정에도 추가 비용이 상당히 발생합니다.
